[시] 곧 끝이 올 거야
참새들이 짝지어 찾아와 베란다 난간에 줄지어 섰소 처마 밑 뒤지기가 미안했던지 자꾸 눈치만 살피고 뭐라고 뭐라고 연신 옹알거리는데 그럴 필요 없다 다시 그 신성한 계절이 된 게지 모두가 법석을 떠는 뽀얀 안개 자욱한 저편 언덕에 머잖아 눈부신 녹음이 어우르고 병아리 날개보다 더 샛노란 갓꽃이 온 세상을 뒤덮을 테지 희망을 너울거리는 나비들 실바람에 실려온 꿀 향기에 주체 못하고 붕붕대는 벌 소리 그러면 세상은 또다시 한바탕 흥겨운 잔치를 벌일 테고 곧 끝이 올 거야, 이 사람아 암울한 회색 왕국이 찬란한 녹색 향연에, 황홀한 색의 조화에 멀끔히 자리를 내어주는 유진왕 / 시인시 병아리 날개 회색 왕국 녹색 향연